===21:1
아랏의 왕이...아다림 길로 온다 함을 듣고 - '아랏'(Arad)은 '야생 당나귀', '도망자'등의 뜻을 지닌 지명으로, 헤브론 남쪽 약 32Km지점의 네게브 사막 둥북부에 위치해 있었다(Eusebius, Jerome). 당시 이곳 통치자는 호르산에 진치고 있던(4절) 이스라엘이 '아다림'(Atharim)길을 통해 자신들의 영내로 진입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선제(先制) 공격하여 몇 명의 포로를 잡아갔다. 한편 여기서'아다림 길'은 '정탐의 길'이란 뜻으로서, 이전에 이스라엘 12정탐꾼들이 가나안 땅을 탐지하기 위해 가데스로부터 남방(네게브) 길로 해서 헤브론으로 올라갔던(13:17, 21, 22) 바로 그 길이었다(Keilh).
===21:2
이스라엘이...서원하여 가로되 - 이스라엘은 아랏인들의 예상 못했던 공격에 치를떨면서 그들을 향해 극도의 분노틀 나타내었다. 그래서 그들은 여호와의 선민으로서의 긍지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여호와께 승리를 보장해 달라고 했다. 그리하여 만일 승리하게 되면, 마치 희생 제물을 하나님의 제단에 바치듯, 그 성읍에 속한 모든 것을 멸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 돌릴 것을 맹세하였다(레 27:28, 29).
내 손에 붙이시면 내가 - '나'라는 1인칭 주어로 된 이 호소는 모세가 이스라엘 을 대표하여 그들의 서원을 하나님께 아뢴 것이다.
===21:3
여호와께서...들으시고 - 이스라엘은 비록 광야여행 중 불평과 원망을 일삼았으나(출14:11, 12; 15:23, 24; 16:2, 20, 27; 17:1-3; 32:7),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인도하셨으며, 특히 그들의 간구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기꺼이 응답해 주셨다. 바로 이것이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는 하나님의 품성이자 신실하심이다(출 34:6; 시 86:5).
그곳 이름을 호르마라 하였더라 - '호르마(* )란 '철저한 파멸', '저주'등의 뜻으로, '아랏' 지역에 새로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호르마'와 동일 어근을 지닌 '멸하니라'(* , 야하렘)란 말은 '전력을 다하여 파괴시키고 근절시킴'을나타내는데, 이는 그 당시 전쟁의 참화(慘禍)가 얼마만 했는가틀 짐작케 해준다. 물론이러한 철저한 훼파는 2절의 서원대로 실행된 것이다. 따라서 이 '아랏'의 승리는 장차 이루어질 가나안 정복의 승리를 보장해 주는 첫 징표가 되었다.
===21:4
호르산 - 20:22 주석 참조.
홍해 길로 좇아 에돔 땅을 둘러 - 이스라엘은 에돔의 방해로 인해(20:18-21) 평탄한 '왕의 대로'가 있는 에돔 동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홍해의 길' 즉 아카바 만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광야길로 가기 위해 다시 바란 광야로 들어가야만 했다(신 2:1;삿 11:18). 이스라엘은 이 광야를 통해 남쪽으로 계속 행군하여, 에돔의 서쪽 국경을형성하며 남북으로 뻗어있는 세일 산을 지나, 아카바 만의 입구와 인접한 엘랏과 에시온 게벧 곁을 통과했다. 이렇게 우회(迂廻)한 이스라엘은 에돔의 동쪽지역의 광야길을 통하여 다시 에돔 북쪽의 모압 지역을 향하여 올라간 것이다.
길로 인하여 백성의 마음이 상하니라 - 위에 언급한 대로 38년간 광야에서 방황했던 이스라엘이 지름 길을 제쳐 놓고 또다시 고역스런 광야 길로 나서야 했기에 백성들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극한 분노를 일으키고 말았다.
===21:5
어찌하여...죽게 하는고 - 이러한 백성들의 원망은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거의 어김없이 터져나온 습관적인 불평이었다(14:2, 3; 20:2-5; 출 14:11, 12; 16:3;17:3). 그러나 이것은 '죽음으로부터' 그들을 이끌어 내신 하나님의 경륜을 멸시하고모독하는 패역한 행위로서, 진정 그들은 생명의 가치를 누릴 자격조차 없는 '죽어야할 자들'이었다.
박(薄)한 식물 - 여기서 '박한'(* , 켈로켈)은 '악한' 또는 '무시할 만한'이란 뜻으로서, 하나님께서 재공하신 하늘의 음식 '만나'를 멸시한 백성들의 완악함을 대변한 말이다. 이 '만나'는 실제로 세상의 여타 음식물보다 훌륭한 것으로서,이스라엘이 이것올 처음 대할 때 스스로 경탄한, 실로 맛있는 식물이었다. 그럼에도그들이 이를 멸시한 것은 곧 그들의 세속적이고 패역한 마음의 반영이라 할수 있다.
싫어하노라(* , 카차) - '몹시 지겨워하고 질색하여 꿀어버린다'는 의미이다. 이는 '박한'이란 말과 조화를 이루어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만나)에감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원수처럼 미워했음을 보여 준다. 따라서 결국 그들이 싫어한것은 단순히 먹는 식물이 아니라, 출애굽 자체와 그것을 주도하신 하나님이었다.
===21:6
불뱀들(* , 네하쉼 세라핌) - 문자적으로는 '불 붙은 뱀'이란 뜻이다. 여기서 '불 붙은'이란 형용사는 당시 이스라엘이 여행하던 광야 지역(특히 아라바 지역)에 많이 서식하던 독사(毒蛇)가운데 한 종류로서, 등에 '불타는 듯한 붉은 반점'이 있는 뱀을 일컫는 표현이다(Leon Wood, Schubert, PulpitCommentary). 그와 함께 이는 그 뱀의 맹독성(猛毒性)을 강조한 말이라 볼 수도 있다(Keil). 즉 그 뱀에 물리게 되면 그 강력한 독성으로 인해 즉시 온몸에 높은 열이 생기며 죽어가기 때문에 붙여전 말일 것이다. 한편 원어상 '불뱀'이란 말 앞에 정관사'하'(* , the)가 붙은것은 그 뱀이 그 당시 사람듸에게 잘 알려진 종류이며, 또한특별히 하나님께서 보내신 징계의 도구였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하나님은자연계를 활용하여 당신의 초자연적인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이것이 만물의 주인이신하나님의 능력이다(롬 11:36).
===21:7
우리가 ... 범죄하였사오니 - 이때 백성들은 불뱀의 습격 원인을 정확히 간파했으며, 또한 그 해결책 역시 올바른 것이었다. 이처럼 자신의 허물을 바로 아는 자만이 하나님의 구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징계는 당신께서 사랑하는 자에게 행하시는 회유와 권면의 채찍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범죄의 길에서 돌이키게 한다(잠 3:12; 눅 15:14-17; 히 12:5-13).
모세가...기도하매 -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중재자를 통해서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약 시대에 이르러서는 온 인류의 중보자이신(롬 8:34; 딤전 2:5; 히 1:3)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요 14:13; 16:23, 24) 누구나 직접 하나님께 간구할수 있게 되었다. 한편 여기서 모세의 기도는 백성들의 중재 요청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광야 여행 중 유일한 경우였다. 이는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음을 암시하며, 또한 이제 그들이 모세를 참으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로 인정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21:8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라 - 하나님은 모세의 중재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불뱀'(a fiery serpent, KJV)과 동일한 모형 뱀을 만들어 깃발을 단 긴 장대 위에 매달게 했다. 이러한 행위는 하나님께서 뱀의 파괴성을 앗아 가시고, 대신 은혜로우신 생명의 메시지(복음)를 널리 주심을 상징한다. 즉 이것은 죄의 권세를 무찌르고 영광을얻으신 하나님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이다(출 17:15; 사 5:26; 11:10, 12). 그러한 의미에서 이 장면은 죽음(사단)의 권세를 물리치시기 위해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하늘과 땅으로부터 버림받아 허공에 높이 들리우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생생히 예표한다(요 3:14, 15; 갈 3:13; 골 2:15). 한편 여기서 장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스'(* )는 '빛나다', '눈에 띄다'란 뜻의'나사스'(* )에서 유래한 말로, 곧 많은 사람들의 눈에 확연히 띄도록 깃발(flag)혹은 돛(sail)을 달아맨 긴 깃대(flagstaff, flagpole)를 가리킨다(시 60:4; 사 11:10;램 51:27).
그것을 보면 살리라 - 하나님은 불뱀의 치명적인 독성(毒性)을 제거하는 유일한치료법으로써 그들을 쓰러뜨린 불뱀 형상을 보게 하셨다. 이는 '치료하시는 여호와'(출 15:26)의 능력의 부족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1)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허물을 다시 한 번 똑똑히 자각하게 하고 (2)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말씀에 절대 순종할때,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을 수 있다는 순종의 도틀 가르치며 (3) 또한 죄와 사망에서 해방되어 생명과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오직 '장대에 높이들린 자'(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길밖에 없음을 가르치는 구원의 원리를 제시한것이라 할 수 있다(요 14:6; 행 4:12).
===21:9
놋뱀을 만들어 - 모세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놋쇠(bronze)로 불뱀을 만들었다.이 사실에 대하여 자유주의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그들은 이것이 뱀을높이 받듦으로써 뱀의 노여옴을 풀고자 시도한 고대 토템(Totem) 신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W.R.Smith). 또는 강력한 놋뱀올 만듦으로써 그 위력으로 역시 뱀을 쫓아내고자 한 고대의 사귀(邪鬼) 축출 신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Frazer). 그러나 이러한 이방적 해석은 전혀 터무니없다. 왜냐하면 모세 율법은 오히려 바로 이러한 이방의 온갖 우상 숭배 및 사술(邪術)의 철저한 배격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출 20:4, 5; 레 19:31; 20:27등). 한편, 그런데 모세가 불뱀을 '놋'으로 만든 이유에 대하여 학자들은 이 재료가 햇빛에 반사될 때 내는 붉은 빛깔 때문에 선택되었다고도 하고 또한 불에 잘견디는 내열성(耐熱性) 때문에 선택되었다고도 한다(Keil,Lange). 따라서 그들은 영적으로 이 놋뱀이 불로 상징되는 심판과 그 심판의 고퉁을견디어 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내를 상징하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 놋뱀은 가나안 정착 이후에도 계속 보존되었으며(히스기야 왕때까지), 심지어 어리석은이스라엘 백성들의 숭배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왕하 18:4). 따라서 히스기야 왕은 종교 개혁 실시 때 이 놋뱀을 부셔 버리고, 그것을 '느후스단'(놋조각)이라 했던 것이다. 실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놋뱀 그 자체에 신통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놋뱀을 통해서 당신의 구원 역사를 이루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성숙한 여호와 신앙의 선민이 되어야 했다.
장대 위에 다니 - 루토(Luther)는 그의 요한복음 3장 설교(Luther's Sermon onJohn iii. 1-15)에서 이 사실, 곧 놋뱀을 만들어, 그것을 장대 위에 달아, 그것을 쳐다본 자가 치료된 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놋뱀(구리뱀)을 만든 사실 - 놋뱀의 실제 모양은 불뱀이로되 독(毒)이 없다. 이것은 실제 사람의 형사이시되(빌 2:7), 전혀 죄가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롬 8:3; 고후 5:21; 히 4:15;벧전 2:22-24).
(2) 놋뱀을 장대위에 높이 매단 사실 - 이것은 실제적으로 (일차적으로)떠에 거하는 모든 악(사단)의 세력에 대한 공개적인 처형이며, 영적으로는(구속사적으로는), 그리하여 이제 사단의 권세가 모두 처형된 승리의 그 자리에 우뚝 솟아계신 그리스도의 승리의 모습이 만백성에게 현시된 그 사실을 상징한다(요 3:14; 골2:14, 15).
(3) 놋뱀을 쳐다보아야 산 사실 - 이것은 일찍이 뱀(사단)의 머리를 쳐부술 자로 계시된 여인의 후손(차 3:15), 곧 인자(人子)되신 그리스도를 전적 의뢰하여야만 모든 뱀의 독성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는 대진리를 상징한다(Keil &Delitzsch, Pentateuch, Vol. I-iii. pp. 140, 141).
쳐다본즉 살더라 -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신뢰하고, 순종하는 자에게만 구원의기쁨이 전달되었다(요 3:16).
===21:10
오봇에 진 첬고 - 이스라엘은 에돔을 직통하지 못하고 그 국경선을 따라 북상(北上)하여 '오봇'(Oboth)에 이르렀다. '땅에 판 구멍들'이란 뜻을 지닌 '오봇'은 사해 남동쪽 모압의 남동(南東)국경 지대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석회 동굴이 많았던 것 같다. 오늘날의 '아인 엘 웨이바'(Ain el Weiba)로 추정된다.
===21:11
모압 앞 해 돋는 편...이예아바림 - 이곳 '이예아바림'(Ije-abarim)은 모압 동남편의 변방 불모지로서 대부분 암석 투성이 지역이다(33:44). 당시 이곳은 모압과 에돔이 만나는 장소로서 카일과 델리취(Keil and Delitzsch)가 '교차로의 폐허'라 지칭한 바대로 사람에 생존할 수 없었던 곳으로 보인다. 한면 '해 돋는편 광야'란 '요단 동쪽에 위치한 광야'라는 뜻이다.
===21:12
세렛 골짜기 - '세렛'(Zered)은 비가올 때만 5-6km정도의 긴 시내를 형성하는 와디(Wady)지역으로(오늘날의 Wady el-Hesa에 해당), 모압의 남동쪽을 지나 사해의 남동쪽으로 물줄기를 이룬다. 이스라엘은 이 '세렛 시내'를 건넘으로 비로소 광야 38년간의 지루한 방랑생활을 종결짓고 본격적인 가나안 진입 여정에 돌입할 수 있었다(신 2:13, 14).
===21:13
아모리인의 지경 - 아모리 족속은 족장 시대 이전부터(약 B.C. 2000년전부터)가나안 땅에 거주했다(창 15:16). 그들은 헤스본을 중심하여 주변에 촌락과 성읍을 건축한 남 왕국(25, 26절; 신 2:26)과 바산을 중심해 그 위세를 떨쳤던 북 왕국으로 나뉘어져 발전했다. 본문에 언급된 것은 그 중 남 왕국으로서 그들은 북동쪽으로는 얍복 강을 경계로 모압 족속과 마주하고 있었으며, 북쪽으로는 길르앗을 경계로 바산과맞대어 있었고, 남쪽으로는 아르논을 경계로 모압 족속과 마주하였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사해와, 둥쪽으로는 광야 지역을 경계로 하였다(삿 11:22).
아르논 건너편에 진쳤으니 - '아르논'(Arnon)은 '급류'란 뜻의 강으로서, 북부 아라비아 산지에서 가파른 골짜기를 타고 약 32km를 진행하여 사해 동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긴 강이다. 당시 아모리와 모압은 이 강을 경계로 대치하고 있었다.
===21:14
여호와의 전쟁기 - 이는 '야살의 책'(수 10:13; 삼하 1:18)과 함께 성경에 그 이름만 알려진 고서(古書)이다. 따라서 혹자는 이책을 아모리 족속의 '바알 전쟁기'(the Book of the Conflicts of Baal)와 동일한 것으로 보기도 하며(G. Unruh), 또혹자는 이 책을 후대 왕정시대(여호사밧 당시, B.C. 873-849)의 그작품으로 보기도 하나(Knobel), 그렇지 않다. 이책은 그 고어체적(古語體的) 기법으로 인해, 그리고 그생생한 지리적(地理的)묘사로 인해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바, 카일(Keil)이 적절히정의한 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여호와께서 베푸신 영광스러운 사역들을 찬양하기 위하여 모세 그자신의 시대에 기록된 '송시(頌詩)모음집'(Collection of Odes)이다'(Keil & Delitzsch, Pentateuch, Vol. I-iii.p.145). 한편,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이 성경 본문에까지 언급된 것으로 보아 상당히 귀중한 책이며, 그리고 가나안 여정 중에 언급된 것으로 보아 주로 출애굽 여정을 하나님의 구원 역사라는 관점에서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수바의 와헙(* , 와헤브 베수파) - KJV에서는 이를 '홍해 바다'(the Red Sea)로 번역하였다. 이는 '홍해'가 히브리어로 '얌 수프(* )로서 '수바'(* , 수파)와 비슷하게 표기되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카일(Keil)은 '수파'가 특정 지명이나 바다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욥 21:18과 나1:3에서 언급된 '폭풍우'란 뜻의 히브리어 '베수파'(* )의 형용사형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는 14절을 '하나님께서 폭풍우 속에서 나아가 와헙과 아르논 골짜기들을 취하셨다'라는 뜻으로 해석했다(Keil & Delitzsch, op. cit. p.146). 그러나 이 견해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며, 개역 성경의 번역대로 '수바에 있는 와헙'으로 이해함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바'(Suphah)는 아르논 지역에위치한 아모리인의 영토로, '와헙'(Vaheb)은 그 지역에 있는 요새 이름으로 추측할 수있다.
===21:15
아르 고을을 향하여...모압의 경계에 닿았도다 - 여기서 '아르'(Ar)는 아르논 강을 끼고 발달한 모압의 성읍인데(신 2:9, 18, 36; 수 13:9, 16), 고대 근동에서 정치 .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지역으로 추정된다(22:36). 한편 이 짧은 서사시가 지닌 역사적 가치는 아르논 강이 모압과 아모리족의 경계선이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데 있다.
===21:16
브엘에 이르니 - '브엘'(Beer)은'우물', '물웅덩이'란 뜻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시하여 땅을 파게 함으로써 물을 주신 곳이다. 아마 이곳은 사 15:8에 나타나는 '브엘 엘림'과 동일 지역인 것 같다.
===21:17
그 때에 -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지시대로 '브엘'에서 우물을 파서 물이 솟아 났을 때를 가리킨다. 우물 물아...
노래하라 - 이 짧은 노래를 흔히 '우물의 노래'(the Song of Well)라일컫는다. 이 노래는 죽음의 땅 광야에서 생명의 샘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감격스럽게 찬양한 것으로서, 지루한 38년의 광야 생활이 끝난 환희와 생동감을 본장에 담긴 다른 두편의 시(14-15절, 27-30절)와 더불어 인상깊게 묘사하고 있다. 한편앞에 언급된 '여호와의 전쟁기'(the Book of the Wars of Jehovah)는 바로 이같은 '서사시의 모음집'으로 생각된다.
===21:18
족장들...귀인들 - 이들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 백성들은 하나님의계시에 따라 지도자들의 관할 아래 우물을 팠다.
홀(笏)과 지팡이 - '홀'(* , 메호케크)이란 '막대기', '지휘봉' 등의 뜻으로서 통치자(지도자)의 권위롤 상징하는 지팡이를 가리키며(창 49:10), '지팡이'(* , 미쉐아노탐) 역시 '지주', '막대기'를 뜻하는 것으로 '홀'과 동일한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결국 이것은 지도자들의 '권위'있는 명령에 따라 우물 파는작업이 진행 되었음올 암시한다. 맛다나에 이르렀고 - '선물'이란 뜻의 '맛다나'(Mattanah)는 그위치가 불명확하다. 많은 학자들은 이곳을 디본(Dibon) 동북방 17.6km 지점에 위치한 오늘날의 '길벱 엘 메데이이네'(Khirber el Medeiyineh)로 추정한다.
===21:19
나하리엘에서 바못에 이르렀고 - '나할리엘'(Nahaliel)은 '하나님의 급류 골짜기'란 뜻의 지명으로, 급류가 형성될 만큼 가파르고 험준한 지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바못'(Bamoth)은 '바못바알'의 준말로 '바알의 산당'이란 뜻이다. 따라서 아마 이명칭은 당시 바알과 아세라 신을 섬기던 아모리 족속에 의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21:20
모압 들에 잇는 골짜기 - '모압 들'은 동(東)으로 아라비아 사막까지 뻗어 있고,서(西)로는 요단 강과 사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끝나며, 남(南)으로 아르논 지류까지뻗어 있는 거대한 고원지대를 가리킨다. 신 2:26에서는 이 지역을 '그데못 광야 지역'으로 언급 하였다. 한편 본절에 대해 RSV는 알기 쉽게 '광야가 내려다 보이는 비스가 산 정상에 가까운 모압들의 골짜기'(the valley lying in the region of Moab bythe top of Pisgah which looks down upon the desert)로 번역하였다. 비스가 산 - '깍아 새긴 것'이란 뜻올 지닌 비스가(Pisgah)산은 사해의 북동쪽에위치한 곳으로, 아바림 산맥의 한 봉우리였다(33:47; 신 32:49). 이 산은 그정상에오르면 모압 평지 전부와, 서쪽으로는 사해(the Dead Sea)까지 굽어볼 수 있는 높은산이었다. 모세는 후일 이곳에서 아득한 가나안 땅을 바라보기도 했다(신 3:27). 한편이 산과 '느보 산'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견해가 있으나, '비스가 산'의 정상을 이루는 한 봉우리를 '느보 산'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신 32:49; 34:1).
===21:21
아모리 왕 시혼에게...가로되 - 아모리 족속은 에돔과 모압 족속과는 달리 여호와의 심판의 대상이었다(출 23:23; 34:11; 신 7:1).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신(使臣)을 통하여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율법에 명시된 전쟁의 법을 따르고자 함인(신 2:26) 동시에, 이스라엘이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지로 삼은 곳이 가나안 땅이지 요단 동편 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21:22
왕의 대로로만 통행하리이다 - 에돔 족속에게 청원했던 내용과 동일하다. 자세한내용은 20:17 주석을 참조하라.
===21:23
시혼이...용납하지 아니하고 - 삿 11:20의 기록에 따르면, 이때 아모리왕 시혼(Sihon)은 '이스라엘을 믿지 못하였다'고 한다. 즉 그는 200만 이상의 대군이 자기영토에 진입한다는 것은 곧 자기 성읍들이 훼파되거나 최소한 각종 재산상의 피해를당하는 것을 의미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때 당시 시혼이 모압족의 땅을 탈취하여 정국이 불안정한 상태였으므로, 이러한 오해는 충분히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을 치러 광야로 나와서 - 신 2:24에 의하면 시혼(Sihon)의 이러한 선제공격은 그들을 멸하시려 했던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한다. 즉 죄악이 관영했던 아모리인들을(창 15:16) 더 이상 용납치 않으시고, 이스라엘을 통해 그들을 섬멸하시기 위해그들에게 전쟁 충동 욕구를 주입시키셨던 것이다. 이를 통해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것'(삼상 17:47)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야하스에 이르러 - 야하스(Jahaz)는 아르논 강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서시혼 왕은 이스라엘에 참패 당하였다(신 2:32-34; 삿 11:20, 21). 한편, 이스라엘은정복 후 이곳을 르우벤 지파와 레위 지파의 므라리 자손에게 분할해 주었다(수 13:28;21;36; 대상 6:67).
===21:24
아르논 부터 얍복까지 점령하여 - 이는 아모리 남왕국 전체를 점령했다는 의미이다. 한편 얍복(Jabbok) 강은 사해 북방 약40km 지점의 길르앗 동편 고원에서 발원하여 아모리 및 암몬과 국경선을 이루며 요단 강에 흘러 들어가는 약 96km 가량의 긴 강이다. 후일 이 강은 갓 지파의 경계가 되었다(신 3:16; 수 12:2).
암몬 자손의 경계는 견고하더라 - 이것은 아모리 족속이 얍복 강 이북의 땅으로뻗어나가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입증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에게 있어 이 말의 의미는그들이 형제 민족인 암몬을 침공치 않았다는 뜻이다(신 2:19).
===21:25
헤스본과 그 모든 촌락 - 직역하면, '헤스본과 그 모든 딸들'이란 의미이다. 즉이것은 '헤스본'(Heshbon)을 모성(母性)으로 하여 아모리 전역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성읍들(cities)이란 의미이다. 추측컨데 당시 아모리 왕국의 수도 헤스본을 비롯하여 아모리 지역의 모든 성읍을 훼파시키고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은 대략 남북으로 90km, 동서로 45km 정도 되는 방대한 지역이었다.
===21:26
헤스본은 아모리인의 왕 시혼의 도성이라 - '회계'(會計)란 뜻을 지닌 헤스본(He-shbon)은 요단 동편 약 29km지점에 있는 아모리 왕국의 수도이다. 원래 이 지역은 모압 영토였으나 시혼(Sihon)이 탈취하여 수도로 삼았었다. 그런데 이 땅을 이스라엘이 아모리족속으로부터 강점하여 르우벤(32:37) 및 갓 지파(수 21:38-40; 대상 6:77,81)에게 할당하였으나, 왕정 후기에 또다시 원주민이었던 모압인들에게 점령되었었다(사 15:4;16:6, 8, 9; 렘 48:2, 33, 34).
===21:27
시인이 읊어 가로되 - 여기서 '시인'(* , 모쉘림)은 그 어원이 '잠언'의 의미를 지닌 '마솰'(* )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성경의 '시인'은 단순히 자연이나 인생을 노래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기리고 백성을 교훈하는 내용을 시나 노래로 읊조리는 자를 가리킨다. 너희는...견고히 할지어다 - 정복당한 아모리인을 향해 정복자 이스라엘이 의기양양하게 외치는 풍자적인 조롱의 말이다(Ewald, Meyer).
===21:28
불이...화염이 나와서 - 본절은 모압을 섬멸한 아모리인의 '전쟁의 불'을 읊은 것이다. 이스라엘에게 철저하게 멸망당한 아모리인의 현재와 모압 족속을 무참히 짓밟은 아모리인의 과거의 위업은 큰 대조를 이룬다.
아르 - 고대 근동 지역의 주요 정치, 군사 요충지로서 모압의 대표적인 성읍이다(신 2:9; 수 13:9). 이 성읍 주변에 아르논 강이 흐르고 있었다.
아르논 높은 곳의 주인 - 본래 이 지역의 원주민인 모압 족속을 가리킨다.
===21:29
그모스의 백성아 - '그모스'(Chemosh)는 '정복자', '지배자' 란 뜻의 '카마쉬'(* )에서 유래한 말로서, 당시 모압인들이 그들의 주신(主神)으로 섬기던 민족신의 이름이다(왕하 23:13; 렘 48:1, 7). 그리고 이신은 인근 암몬 족속에 의해서도숭상 되었는데(삿 11:24), 따라서 그모스는 당시 암몬인의 주신(主神) '밀곰'(몰렉)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유대 사가(史家) 제롬(Jerome)은 이 신을 '바알브올'과 동일하게 보고 있다(25:3; Keil & Delitzsch, op. cit. p. 153). 한편, 모압인들은 그모스를 전쟁의 신으로 숭배하여 그들을 모든 전쟁에서 승리케 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시인의 노래는 오히려 그 신(神)으로 말미암아 모압의 아들과 딸들이아모리 족속에게 포로로 잡혔음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이 부분을 공동 번역은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제 아들들이 아모리 왕 시혼에게 쫓기고 제 딸들이 붙잡혀가도 그모스는 속수 무책이었다."
===21:30
시(詩)의 셋째 절은 다시금 아모리 족속에 대한 이스라엘의 승리를 노래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쏘아서 - 여기서 '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야라'(* )는창을 던지거나 화살을 쏘듯이 '세게 멀리 던지는 것'(cast away)을 뜻한다(출 15:4).즉 이것은 이스라엘이 아모리 족속을 마치 멀리 집어 던지듯 이끝에서 저끝까지 몰아낸 사실을 시적으로 묘사한 말이다.
디본까지...노바까지 - 여기서 '디본'(Dibon)은 아모리 지역의 남단에 위치한 성읍을, '노바'(Nophah)는 북단에 위치한 성읍을 각각 가리킨다.
황폐케 하였도다(* , 나쉼) - '훼손하다', '멸하다'란 뜻의 '솨멤'(* )에서 유래한 말로, 정복지를 초토화(焦土化)시킨 사실을 일컫는다. 실로이 전쟁은 전면적인 종교전쟁 이었다(신 2:34).
===21:31
바산 왕 정복 야셀을 정탐케 하고 - '그가 도운다'는 뜻의 '야셀'(Jaazer)은 헤스본 북쪽에 위치한 길르앗 지역의 아모리인 거주지로, 오늘날의 암몬 서쪽 약 11km 지점에 있는 '길벱 사르'로 추정된다(렘 48:32). 모세는 이 성읍과 주변 촌락들을 정복함으로써(32:25), 시혼 통치하의 아모리 남왕국을 완전히 정벌했다.
===21:33
돌이켜 바산 길로 올라가매 - '바산'은 '비옥하고 기름지며 돌이 없는 평지'란 뜻으로, 이 지역에는 아모리인들의 북왕국이 그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곳은 북쪽으로는 헤르몬 산에서 발원하는 발트발 강과 남쪽으로는 길르앗 땅, 서쪽으로는 갈릴리 바다, 동쪽으로는 아라비아 서북의 그술라 마아가(Maacah) 지역을 경계로 하는 거대한 곡창 지대였다. 그리고 당시 이 지역에는 몸집이 장대하고 체력이 강한 르바임족속들이 살고 있었다(창 14:5; 신 2:10, 11).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암몬과의 전쟁을 피하는 대신 '돌이켜' 북쪽 바산 길로 행진해 갔다(신 2:19) 바산 왕 옥 - '옥'(Og)이란 이름의 의미는 정확치는 않으나 추측컨데, 그들이 숭배하는 어떤 우상 이름에서 유래한 듯하다. 그는 르바임 족속의 마지막 왕으로 기골(氣骨)이 장대했는데, 길이가4.1m 너비가 1.8m나 되는 철침대를 사용할 정도였다고 한다(신 3:11).
에드레이 - 이 성읍은 바산 근처 야르묵 강의 한남쪽 분기점 절벽 위에 세워진 성읍이다(신 1:4; 3:10; 수 12:4; 13:12). 따라서 아모리 왕 '옥'(Og)은 여기서 남쪽혹은 둥쪽에서 침략해 들어오는 침입자들을 한 눈에 간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세는 이 에드레이 외곽 전투에서 당당히 '옥'을 쳐부수고 그 성을 멸하였다(신 3:1-6).그런데 '옥'의 대부분의 성읍들은 이 에드레이 성읍처럼 요새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만약 그들이 수비에만 전념하였다면 좀처럼 정복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옥'은 교만한 마음으로 군대를 이끌고 나와 이스라엘을 대적하다가 멸절당하고 말았던것이다. 한편 후일 이 땅은 므낫세의 아들 마길에게 분배되었다(수 13:31). 그리고오늘날 이곳은 다마스커스 남방 약 96km지점과 요단 동편 약 48km지점에 있는 남부 시리아 내의 한 성읍 '데라'(Dera, 인구 약 5,000명)와 동일 지역으로 추정된다.
===21:34
그를 두려워 말라 - 사실 두려워할 만한 요인은 충분했다. 즉 '옥'(Og)을 비롯한그 족속이 장대한 족속이었을 뿐 아니라, 그 성읍들은 곳곳에 요새화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초적으로 두려움은 인간 범죄 이후에 생겨난 감정으로, 그 삶에 하나님이 없는 자에게서 흔히 발견된다(창 3:8-10). 그렇지만 하나님을 그 대장으로 모신 이스라엘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아모리 북왕국 '옥'(Og)과의 전투를 앞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두려워 말라' 하신 것은 당신이 친히 그들과 더불어 싸우실 것에 대한 확실한 약속으로 이해할 수 있다(요 14:1-27).
시혼에게 행한 것같이 - 즉 24절의 내용을 가리킨다.
===21:35
이에...그 땅을 점령하였더라 - 승리는 하나님의 약속(34절)의 결과였다. 당시 모세가 '옥'으로부터 탈취한 성읍은 60개, 곧 바산 전체였다고 전한다(신 3:4). 이리하여 이스라엘은 요단 동편의 아모리 왕국을 완전 장악하였다.
에돔의 자국(自國) 통과 거부로 인해 부득불 에돔 지경을 우회하여 요단 동편으로
북상(北上)해야 했던 이스라엘은(20:14-21) 이제 드디어 죽음의 땅 광야를 거의 벗어
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눈앞에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가나안에 입국하
기까지는 아직도 수많은 장애물들을 극복하여야만 했다. 본장에는 이스라엘이 바로 그
러한 내 외적인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헤쳐 나가는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즉 이스라엘은 먼저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해 왔던 가나안 족속 아랏을 징벌하였다
(1-3절). 그러나 그들의 대적은 그들 내부에도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과 지도자 모세
를 원망함으로써 불뱀의 심판을 맛보아야만 했으며 하나님의 도움으로 놋뱀을 통한 치
유의 은혜를 입을 수 있었다(4-9절).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뒤로 한 채 이스라엘은 호
르 산에서 비스가 산까지의 행진을 계속해야 했다(10-20절). 그리고 드디어 가나안 동
편 땅(Trans Jordan)에 거하는 대국(大國) 아모리와 바산을 차례로 격파하기에 이르렀
다(21-35절).
이처럼 이스라엘이 계속되는 내 외부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에로의 행진을 계
속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배후에서 가나안 입국을 관철해 가시는 능력에 찬 하나님
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로 하나님의 후원을 받은 자, 하나님을 자신의
대장으로 삼은 자는 그 어떤 세력 앞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는다(요 16:33). 본문을 통
해서 우리는 우리의 구원과, 우리가 천국에 입성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 호르마에서 아랏 왕을 정복하다(21:1-3)
이스라엘이 에돔에게서 치욕적으로 영내 통과 간청을 거절당했다는 소문을 들은
(20:14-21) 가나안 땅의 원주민 아랏 족속은 여타 민족들에 비해 특이하게 이스라엘
진영을 먼저 급습하는 민첩함을 보였다. 이러한 그들의 기습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
이스라엘 중 몇몇을 포로로 잡아갔다(1절). 하지만 이스라엘은 전민족적인 합심 기도
를 통해(2절) 힘과 용기를 얻고, 결국 섣불리 도전해 왔던 아랏을 파멸시켜 버렸다(3
절).
이는 하나님의 뜻을 방해하는 세력의 최후가 어떠함을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인 동
시에 합심 기도가 얼마 만큼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보여 주는 사건이기도 하다(약
5:16).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통해 결국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의 도전 앞에서
취할 수 있는 무기는 혈과 육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임을 확신할 수
있다(고후 10:4).
2. 불뱀 재앙과 놋뱀 치유(21:4-9)
호르마에서 아랏을 징벌했던(1-3절) 이스라엘은 비록 외부로부터 도전해 왔던 적은
멋지게 무찌를 수 있었으나 그들 내부에 있는 적에게는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본문은 바로 이러한 내부의 적에 관한 내용이다. 즉 이스라엘은 그칠 줄 모르는 불
평과 원망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되었고(4,5절) 끝내 맹독한 불뱀의 습격
을 받아 수많은 사람들이 넘어져갔다(6절). 이에 백성들은 긴급히 모세에게 중보 기도
를 요청했고(7절) 이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순종하는 것이 곧 생명을 얻
는 길임을 가르치기 위해서 놋뱀을 통한 회복을 허락하셨다(8,9절).
이처럼 본문은 인간의 죄악을 상징하는 불뱀과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하는 놋뱀을 극
명히 대비시킴으로써 비록 인간의 범죄가 극에 달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
는 넉넉히 인간을 살릴 수 있다는 진리를 가르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문에 등장하
는 치료하는 놋뱀은 인류의 죄를 십자가에 높이 달려 돌아가신 치유와 회복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강력히 예표한다(요 3:14).
* 놋뱀과 그리스도. 모세가 하나님의 지시로 광야에서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은 놋
뱀은 여러 면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상징된다. 즉 장대 위의 놋뱀은 불뱀 형상
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들어졌는데 이는 그 독으로 사람들을 죽이던 불뱀을 처형하여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도 친히 인간들의 죄
를 짊어지시고 하나님의 징계를 달게 받으시며 십자가에서 공개적으로 처형되셨다(마
27:46;갈 3:13). 즉 그분은 전혀 죄없으신 분으로서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
심으로 당신의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셨고(히 9:26;요일 3:5) 죄의 근원인 사단(요
8:44;요일 3:8)의 세력을 누르시고 승리하셨다(골 2:15;히 2:14).
한편 당시 모세가 제작했던 놋뱀은 전혀 독이 없었고 해를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것은 죽을 자가 쳐다보면 살게 되는 유일한 생명에의 선택이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
도께서도 맹독한 죄의 몸을 지닌 육신의 모습으로 오셨으나(롬 8:3), 실제로는 죄의
독이 전혀 없는 분으로서(고후 5:21)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돌아가셨다
(요 129;롬 4:25).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죄의 독으로 죽어가는(요 8:34;롬
6:23) 우리 인간들을 살리는 유일한 생명의 길이 되시는 것이다(요 14:6;행 4:12).
그러나 불뱀에 물려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그 죽음의 독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수용하고 순종함으로써 놋뱀을 쳐다보아야 했다. 마찬
가지로 오늘날의 인간도 사단으로 상징되는 옛 뱀(12:9)에게 물려 죄와 죽음과 절망의
독에서 치유되기 위해서는 오직 놋뱀으로 상징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바라보아야
만 한다(요 3:14,15). 반면에 놋뱀은 오래도록 서 있었으나 그것을 계속 쳐다보지 않
고 아집과 교만으로 일관했던 자들은 끝내 멸망받고 말았다. 이처럼 구원의 가능성과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었으나 그 기회를 선용치 못하고 계속 의지적으로 그리스
도를 부인하는 자들은 마침내 멸망당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죽음의 심연에서 구원
받는 길은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뿐이다.
3. 호르 산에서 비스가 산까지(21:10-20)
가나안으로 진입하는 길이 힘들고 불편스럽다는 이유로 원망했던 이스라엘은 불뱀의
저주를 받았으나 하나님께서는 다시금 놋뱀의 은혜로 그들을 구원해 주셨다(4-9절).
이러한 은혜를 체험했던 이스라엘은 분문에 이르러 다시 한번 가나안에로의 힘찬 발걸
음을 내딛게 된다.
하지만 이스라엘 호르 산(20:22)을 출발하여 곧바로 가나안에 진입치 못하고 홍해
길(4절)을 돌아 비스가 산(20절)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행진해 갔다. 이 행군은 가나안
에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지름길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명에 따라(신 2:4-6) 가파르고
좁다란 소로(小路)를 따른 것이었지만 지난번 처럼 실패는 경험하지 않았다(1절). 즉
그들은 어렵고 힘든 행군 길이었지만 그길이 하나님께서 지시한 것이었기에 결코 실패
하지 않고 승리에 찬 발걸음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리 현실이 우리의 가
는 길을 방해한다 하더라도 그 가는 길이 하나님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궁극적으로
는 승리와 영광을 얻는 길일 것이다(마 19:29).
* 브엘에서 솟아난 우물 물. 이스라엘의 가나안을 향한 행군 길은 골짜기와, 비탈
(12-15절)을 잇는 그야말로 척박하고 힘든 상황들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험난한
행군 길에서 고생하던 이스라엘을 브엘로 인도하셔서 우물을 파게 하시고 그들로하여
금 물을 얻게 하셨다. 이는 과거 그들이 하나님을 원망하여 하나님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물을 공급받았던 므리바 물 사건과는(20:2-13) 달리 온전히 하나님의 은헤에
의해 주어진 것이었다.
한편 이같은 브엘의 우물 물은 신약 시대 모든 인간들을 해갈시키신 예수 그리스도
의 풍성한 은혜를 예표한다. 실로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님을 척박한 이 땅에 보내
셔서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우물이 되게 하셨다. 그리하여 나그네로 이 세상을 살아가
는 우리들이 천국에 이를 때까지 생수를 제공받아 항상 풍성하고 만족한 삶을 살게 하
신다(요 4:14).
또한 이 우물 물은 우리의 영혼을 시원케 하시는 성령을 상징하기도 한다(요
7:37-39).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신 후 당신의 백성들에게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셨다.
그리하여 성령이 우리 가운데 항상 내주(內住)토록 하심으로써 각자의 심령을 만족케
하는 생명수가 되게 하셨다. 참으로 성령께서는 오늘 거칠고 메마른 이 절망의 땅 위
에서 천국의 순례길을 가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뜨거운 사랑과 신선한 영감을
채워주고 계신다. 그리하여 우리가 날마다, 순간마다 기쁨과 감사의 노래를 잊지 않게
하신다.
4. 아모리와 바산 격퇴(21:21-35)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주권을 무시하고 원망하는 이스라엘이었지만 그들을 완전히 멸
하지 않으시고 끝내 약속하신 땅 가나안으로 그들을 불러 들이시기 위해 힘찬 발걸음
을 계속하게 하셨다(4-20절). 본문은 바로 그러한 하나님의 성스러운 집념을 뚜렷이
반영한 사건들이다.
즉 본문은 이스라엘이 그들의 형제국이며 하나님으로부터 기업을 얻어 그 기업된 땅
에 살고 있던 에돔 족속과는 달리 이방 족속인 아모리(21-32절)와 바산(33-35절)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큰 승리를 쟁취하는 장면이다. 실로 이들 두 족속은 하나님의 때가
찬 경륜에 의해 멸망당하고 말았다. 시인의 노래와(27절) 하나님의 당부의 말씀(34절)
에 근거해 볼 때 두 족속은 국력이 매우 강성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이스라엘의
평하의 전언(22절)에도 불구하고(신 2:26) 이스라엘을 대적해옴으로써 하나님의 능력
을 덧입은 이스라엘에 의해(31절) 파멸되고 말았다. 훗날 이 땅은 르우벤과 갓 지파
등에게 분배되어졌다(32:33,37,38,). 이후로부터 이 사건은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으로
보호받는 이스라엘이 이방 민족을 격퇴시킨 가장 명예스러운 전쟁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신 31:4;시 135:11;136:19).
이와 같이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직면해야 했던 전쟁은 상대
국의 관점에서는 하나같이 하나님의 공의를 대행하는 심판과 결부되어 있었으며, 또한
이스라엘의 관점에서는 아브라함 때로부터 주어져왔던 거룩한 약속이 성실히 성취되어가는 과정들로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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